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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롱(salon) 문화
    빈짱의 일상글 2020. 9. 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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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롱(salon) 문화

     

    일본이었기에 정착할 수 있는 문화일까?

    바다 건너 일본 소식에 관심이 많다. 의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문고판 도서를 모방하여 일반적인 도서보다 작은 크기로 제작되는 책들도 있어 아기자기함이 마음에 든다.

    오늘은 일본의 살롱 문화를 엿볼 수 있게 도와준 책 두 권을 소개하려고 한다.


    미치지 않고서야 / 미노와 고스케 지음(구수영 옮김, 21세기 북스)

    스스로는 미쳤다고 하지만, 그의 발상은 전에 없던 새로움으로 독자들을 자극한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지만, '철저히 개인'으로서 성공을 바라기보다, 본업인 편집자로서 일할 수 있는 둥지(출판사)에 소속되어있기를 고집한다. 마치 직장인 신분으로 책을 쓰고, 유명한 유튜버가 되는 최근의 한국들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살롱 문화'는 미노와 씨가 시작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의 형태로 사업을 시작한 '트레바리' 정도가 살롱 문화에 입각하여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문화 속에서 태어난 '일본식 살롱문화'를 엿본 소감은, 회사보다는 개인이 구심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작 구심이 되는 특정한 개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저 판을 깔았을 뿐인데, 그와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심지어 돈을 내고) 모여든다.

    미노와는 개인 유료 회원제 살롱을 운영하며,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살롱의 구성원으로 남아있거나, 독립하여 새로운 회사를 일으키기도 할 것이다.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 / 야마구치 슈 지음(이정환 옮김, 북클라우드)

    정확히 말하면 이 책에서는 살롱문화를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본의 살롱문화 중심에서 큰 축을 담당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바로 '호리에 다카후미'이다. 

    '나는 절대 대졸 신입 사원들을 채용하지 않는다.', '동경대(한국으로 보면 서울대, 카이스트)에 입학한 사람들이, 왜 졸업해서 공무원이 되고 회사원이 되려고 하는가? 세상을 위해 더 큰 일을 해야 한다. 기업을 일으켜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그의 행보는 괴짜스럽지만, 그만큼 팬덤이 두텁다.

    위법화 합법의 사이 회색지대를 노려 돈벌이를 했던 과거의 이력을 가지고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매인 노인분들을 음식점의 종업원으로 고용하여, 실제 주문을 받게 하고 음식을 서빙케 한다. 자신이 주문한 요리가 아니어도 기꺼이 식사를 하여야 하는 룰을 만든 식당도 운영하는 등, 인간 경시가 아닌가? 싶은 기괴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그를 움직이는 것은 '재미'이다. 만사를 재미를 동기로 행할 만큼, 돈이 많아서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 소개된 '다동력'이라는 책을 보고도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는 어찌 보면 선구자이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처럼, 로켓을 만들어 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한다. 가츠 산도(*샌드위치 속으로 돈가스를 넣은 음식) 속을 소고기로 채우고, 수십만 원대 메뉴로 만들어 판매하는 '와규 마피아'를 운영하기도 한다. 사실, 그가 지은 '다동력'이라는 책도 본인이 집필에 참여했다기보다는, 다양한 SNS에서 언급하였던 코멘트들을 짜깁기하듯 만든 책이라고 말한다.

    그 역시, 살롱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영감과 교류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회비를 내고 호리에의 살롱에서 꿈을 펼친다.


    일본도, 한국도 실패에는 가혹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들을 보면서, 일본의 살롱 문화를 접하면서 그들은 변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도 큰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온 세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불가항력의 재앙에 새로운 삶의 방식(=뉴 노멀)을 강요받고 있다. 앞으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내가 무슨..'이라는 생각보다는, 적극적으로 세상의 변화에 마음을 열었으면 한다. 시간이 지나면 도태되어 '꼰대'라고 불리는 어른이 되기는 싫다. 풍덩! 하고 빠지지는 못하겠다면, 흐르는 물에 발을 살짝 담가보며, 지금이 발을 담그기에 적절한 온도인지를 알아보는 정도의 작은 노력부터라도 좋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서로 마음을 터놓고, 함께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마음껏 '부업'을 영위하는 '살롱 문화'가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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