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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그랜드 피아노빈짱의 일상글 2020. 8. 23. 23:59728x90반응형
#레고 그랜드 피아노
한 SNS에서 LEGO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만들기를 좋아했고, 아직도 레고는 가지고 놀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나이는 숫자일 뿐.)
누군가 비슷한 경험을 해 본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같은 레고에도 급이 나뉘고 내가 가지고 싶은 시리즈나 세트는 따로 있는데 부모님이 크리스마스나 생일 선물로 본인들이 고른 세트를 가지고 현관문에 서 계실 때의 당황스러움.. 한껏 들떴던 마음이었는데 금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이상한 심경으로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던 기억이 난다. (좋아서 우는 줄 아셨을 거야 아마..)
조립용이 아닌 소장 / 재판매용이라면 이야기는 다르겠으나, 나이가 나이니만큼 이제 어벤저스 시리즈 같은 난이도가 낮은 세트는 탐나지 않는다. SNS에 제품이 소개되면 '이런 세트가 다 나왔네 흥미롭군.' 정도로 반응하며 사진으로나마 구경을 한다.
굳이 이 나이의 취향을 고르라면, 복잡하고 어려우며 '동작'하는 세트에 눈과 관심이 더 가게 된다. 메카닉 시리즈의 스포츠카, 트럭이나 007 시리즈의 본드카를 모형화 한 세트. 또는 이번에 발표된 그랜드 피아노 모형과 같은 며칠에 걸쳐 만들며 즐겁고 완성한 후에는 선반에 올려두고 감상할 수 있는 시리즈가 마음에 든다. (물론 그만큼 비싸다.)
SNS 페이지에서 이 그랜드 피아노 모형을 보았을 때는, 자동차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와-'하고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단순히 모형으로서 구현해 놓았다고 보기에는 건반이 움직이는 것은 물론, 피아노 내부까지 함께 실제 구동 형태와 유사하게 구현되어 있는 디테일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놀랐다.
공식 홈페이지상 게재된 제품 가격이 469,900원.(뭐??)
아무리 그랜드 피아노라도 이런 너무하지 않은가? 람보르기니 시안 모형이 49만 원인 것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수준이었지만, 그랜드 피아노 모형이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웬걸, '일시 품절' 상태라니. (...)
아이들 생일선물로라도 사는 것일까? 아니면 소장용? 수량 한정 생산인가? 조기에 재고 보충 예정은 있는 걸까? 아니, 애당초 제품 정보를 살펴보니 대상 연령은 18세 이상인 데다, 부품 수가 3,662개라고! 절대 초등학생을 위한 선물이 될 수 없다. 절대로.
성인용이라면, 누가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을 덥석덥석 구매하는 걸까? 투박하고 무거운 주먹으로 가슴 한편에 날카로운 스크루 펀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휑-한 가슴은 억울함일까, 부러움일까. 집에 와서 아내에게도 레고 그랜드 피아노 시리즈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래, 하나 사!'라는 흔쾌한 승낙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정교한 레고가 있더라! 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아니, 이런 제품을 내놓으면 사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야기를 꺼내고 보니, 사고 자하는 마음이 처음 SNS에서 제품 사진을 보았을 때보다는 덜해졌다. (사고 싶기는 했다. ㄱ-a;;)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꼭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나는 몇 번이고 분해하여 다시 만들어보자고 달려들 정도로 한 제품이 오래, 깊이 빠지는 성격이 못된다. 새로운 제품들을 계속 꾸준히 만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쉽게 질릴 제품은 구매가치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한 번 더 생각하면 진짜 이유가 명확해진다고, 충동적으로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맥북을 살 때도 그랬던 것처럼, 오래고 꾸준히 생산적인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활용범위가 높은 소비를 하고 싶다. 오래 갈망해왔던 만큼, 이 도구를 통해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의지도 쉬이 꺼지지 않는다.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이어가는 것처럼, 이번 주는 거르게 되었지만, 매주 한 가지 주제는 생각해내거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는 것처럼, 뭔가 이루어내고 싶은 목표를 분명히 하게 된다.
그 노력의 끝에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도 세워본다.
이번에 찾은 '레고 그랜드 피아노'처럼,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소비를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기. 아직 이 목표도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월급 외 수익'을 모아가며 인생의 여유를 쌓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고마워, 그랜드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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