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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 교육시장
    빈짱의 일상글 2020. 8. 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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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교육시장

     

    세상이 난리다.

    "취직해서, 회사에 충성하며 연봉을 올리고 사회적 지위를 높여가면 그 끝에는 내 집 마련과 안정된 노후가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속삭였던 국가 시스템이 개인을 배신했다고들 난리다. 아니, 개인들이 속고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불신 풍조와 함께 제2, 제3의 수익원을 만들자고 제창하는 성인 교육시장이 성황이다.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고, 까마득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뇌피셜'로 과거를 답습하기는 싫다.

    한 가지 정확한 사실은, 삶이 변하였다는 것.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사실임을 철저히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몇 년 동안 성인 교육 플랫폼들이 왕성하게 세를 확장하고 있다. 내가 벌써 몇 곳의 플랫폼을 통해 학습을 하고 있을 정도이니 변화는 정말 곁에 와 닿아있는 현실이다.

    2018년 9월에 유튜브에 영상을 업로드하기 시작한 시기 전, 후로 어떻게 꾸려가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며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고 열심히 영상을 시청하던 때가 있다. (철 지나면 시들해지기 마련인지, 그때 주로 시청하던 채널들 중에 구독취소만 안 했지 전혀 들여다보지 않는 곳도 꽤나 많아졌다.)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네이버나 구글같은 포털에서 찾지 않고, 유튜브를 통해 생생한 '영상'으로서 보고 익힌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을 만큼 확연한 세대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나도 유튜브+포털을 절반씩 섞어 검색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급할 땐 결국 구글이나 네이버 앱으로 손가락이 향하게 되더라.


    '취미를 함께해요. 마음만 가져오세요, 준비물은 저희가 마련할게요.' 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소비자 유입을 극대화하였다는 클래스 101의 사례는 기가 막히다. 나도 이런 생각은 할 수 있겠다! 싶은 간단한 아이디어이지만, 폭넓게 실행에 옮겨 비즈니스로 이어내는 능력에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색연필이 없어서 그림을 못 그려, 아이디어는 많은데.'라던지, '어떤 스케치북이 좋은지 모르겠어, 저렴하면서 초심자도 쓰기 좋은 양질의 스케치북은 없을까.'라는 고민들. 결심을 눈 앞에 두고 망설이게 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서 결국 구매로 이끄는 이 플랫폼은 아직 시도해보지 않았으나 정말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발견하는 날에는 아낌없이 수강료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파도가 가져온 코딩 열풍도 에듀테크 스타트업으로서 성인 교육시장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교육하는 DS school은 실제 실무에서 다룰 수 있을법한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서 현업에서 데이터를 다루는데 고민하던 이른바 '실수요자'들을 시의적절하게 공략하였다.

    내가 프리코스를 수강한 codestates나 아직은 bootcamp식으로밖에 운영을 하고 있지 않지만, 콘셉트이나 운영방식이 정말 좋아 보였던 wecode 등, 웹 프론트/백엔드 엔지니어를 육성하는 javascript 베이스의 코딩 스쿨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두 곳만 예를 들었지만, 이외에도 최근에 python 학습에 도움을 받고 있는 inflearn 등 다양한 플랫폼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왜. 이런 성인교육시장이 성황일까?

    개인적 고찰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성공 경험'을 구매한다.

    나도 코딩 천재가 되고싶어. 나도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장롱면허처럼 잘 활용하지 못하는 아이패드로 무언가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싶어. 일잘러가 되고 싶어. 조금 더 나아진 내가 되고 싶어. 등등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조금만 더 뻗으면 손 끝에 닿을 것 같은 '성공 경험', '성장에의 욕구'가 에듀테크의 원천이며, 이런 심리를 플랫폼의 프로세스에 적절히 녹여 소비자의 방문과 구매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출과 성장을 이루어 낸 동력이 아니었을까?

    바꾸어 말하면, 나는 몰랐던 노하우 똔느 지름길을 안내받아서 쓸데 없는 소모 없이 정답에 가까운 위치로 나를 데려다 놓고 싶은 마음. 회사에 충성하며 매 월 받는 월급으로는 팔자를 고칠 수 없다는 마당에, 더욱 '가성비'를 따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바이럴 마케팅도 곧잘 등장하는 수단이다.

    배움에 대한 지름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DS school의 제안에는 몇 번이고 넘어갈 뻔 했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python을 통해,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과감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여기에, 이제껏 부모님 세대로부터 금기시되어왔던 '돈'에 대한 이야기가 자유롭게 쏟아져나오며 성인 교육시장은 피크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 스토어로 돈 벌기, 아마존 구매대행으로 돈 벌기, 전자책으로 돈 벌기, 유튜브 채널 전략, 블로그 애드센스 승인받아 부수입 내기 등.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가 이들 콘텐츠에 대한 구매로 이어진다.

    이런 경향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연봉만 높여서는 여유있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플랫폼의 발달이 포화에 근접하고 시장이 성숙하는 시점에는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분류될 것으로 예상한다. 양질의 콘텐츠와 그렇지 못한 콘텐츠가 명확히 분류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사 모든 콘텐츠가 내 상황에 맞추어진 노하우는 아닐지라도 지불한 대가에 상응하는(또는 어느 정도 불만을 억누를 수 있을 정도의 소박한 효과라도 확인할 수 있는)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큰 반발을 사게 될 것이다. 

    무형의 가치를 판매하는 교육시장이지만,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처럼 충분한 가치제공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터지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다. 플랫포머로서 어느 정도 자정 능력을 확보하여 무분별하게 공급될 수 있는 저질의 콘텐츠들이 수준을 향상하거나, 해당 플랫폼에서는 유통될 수 없도록 적절한 제재를 하였으면 한다. (무료로 공개되어도, 소비자는 시간을 투자하여 콘텐츠를 소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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