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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만의 성장 유전자빈짱의 일상글 2020. 12. 27. 22:43728x90반응형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
YES24 애플리케이션의 첫 페이지에 올라온 신간 소개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런데 그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연두색 표지와 네 줄 연달아 적힌 CELLTRIONISM이라는 제목, 그리고 이제는 익숙한 서정진 회장의 얼굴. 이 조합에 많은 고민 없이 바로 장바구니에 책을 담고 주문했다.
400여 페이지에 제법 두툼하고, 무게도 나가는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일까?
'셀트리오니즘 - 셀트리온은 어떻게 일하는가' 라는 제목에서, 창업가 서 회장의 성공신화와 같은 자서전은 아니기를 바랐다.
이를 알아채기라도 한 양, 머릿말에서부터 서 회장이 저자와 약속한 두 가지 중에, '자서전을 쓰면 안 된다'는 조건이 들어가 있어 허를 찔린 듯 400페이지의 독서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도전했던 무모함과, 그 무모함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약 20여 년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꼼꼼하게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예측불허의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있는 모양새여서 이 책처럼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천천히 되짚어보지 않고서는 지금의 셀트리온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원만하게 성사되지는 못했지만, 한 때 그들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생각하던 시절에 겪었던 의아한 경험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책을 펼쳤는데 과연 답을 알 만도 했다.
나 자신이 바이오 업계에 생소한 탓도 있었지만, 셀트리온의 유전자(gene)은 시작부터 남달랐다.
업계에 생소한 '복제약'을 '바이오 시밀러'라고 정의하고 새롭게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 셀트리온은 전신인 '넥솔'부터 지금까지 중심에 사람이 있는 회사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함께 했던 창업멤버는 바이오에 대해서는 전혀 경험이 없었지만, 셀트리온을 만들어 회사로서 움직이게 하기까지 경험한 많은 실패를 바탕으로 '제너럴리스트'의 스킬을 체득하게 되었고, 달리 보면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겠으나 회사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전력투구 해 왔다.
셀트리온의 '인재사랑'도 남달랐는데, "내가 회사를 경영한다면 이렇게 만들고 싶다", "이왕 회사원으로 일 할바에는 저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누구나 팀장이 되면, 주주총회 회장에서 회사가 제공하는 스톡옵션을 받아 더는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린다.
나도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며, 팀장이 되면 저 모습일 것이다. 라는 상상을 누구나가 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주 52시간 근무제에도 불구하고 내 몸을 갈아 넣어(?) 회사에 헌신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 같다.
또는, 직접 팀장은 되지 못하더라도 회사에 온 몸을 바쳐 일하는 팀장 이상의 간부직들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지시만 하는 사람은 없다는 그들의 사풍(社風)이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지금의 셀트리온을 있게 한 셀트리오니즘 자체가 아닐까 한다.
모두에 '자서전'은 안된다는 서 회장의 약속이 언급되지만, 어쩔 수 없이 책 안에는 창업자의 이야기가 많이 소개된다. 그는 다른 기업 총수와는 다르게 지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현장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리더이다.
언뜻 독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그의 행보는, 결국 직원들과 회사를 위한 일이라는 것이 증명된 20년이었다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이제 세계 최초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판매가 시작되며, 회사가 돈벌이의 궤도에 올라타려고 하는데 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한다. 20년간 공들여 쌓아올린 '셀트리오니즘'이 2기를 맞아 진가를 발휘해 나갈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빅파머들과 판매 대행사들을 상대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부딪혀 알아내고 극복하는 그들의 유전자 '셀트리오니즘'도 2단계 진화를 통해 더 빠르고 공격적인 사업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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