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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국에 일본계 회사 취업에 대해서빈짱의 일본회사, 일 이야기 2020. 9. 17. 00:01728x90반응형
현재 시국에 일본계 회사 취업에 대해서
재택 근무일인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스마트폰 화면을 깨워보니 유튜브 영상에 한 분이 장문의 댓글을 달아주셨다. 구독자 수도 한 명 늘어있는 것을 보니, 감사하게도 구독까지 해 주셨나 보다.
잠결이지만, 영상에 대한 소중한 의견이 있을까? 아니면 전에 뵈었던 다른 시청자분들처럼 고민을 문의하시기 위해서였을까 궁금해하며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힘든 상황이 손 끝을 타고 가슴팍까지 전해지는 기분에 잠이 좀 깼다. 작년부터 악화된 한일관계에 설상가상으로 팬데믹 상황까지 겹치며 취업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상황이었다.
긴 댓글 내용임에도 모든 상황을 다 살필 수 없는 점을 감안하고, 내가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 역시 전체를 대변할 정도로 신뢰성이 높은 내용은 아니겠으나, 현직자로서 조금이나마 방향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포스팅을 통해 말씀을 전한다.
일본어가 좋아서, 일본계 회사에 가려는 당신에게
개인적으로 일본어를 전공한 입장에서, 취업문이 좁은 것은 사실입니다. 회계/경리 분야도 경험이나 관련 자격증이 없이는 서류 검토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요. 일반영업 또는 기술영업직으로의 진출이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또는 일반영업/기술영업직을 사무실에서 서포트하는 '영업지원'직무에 지원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것처럼, 무역사무는 일본어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영어도 겸비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준비하시기 힘드실 수도 있겠습니다. 본인이 생각하시는 직무에 대해 기준을 잡고 검색을 하는 방법도 있고, 지원 가능해 보이는 직무 공고를 찾아 취업을 시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작년 수출규제 문제가 발발하기 전만큼 활발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일본계 회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헤드헌터를 통해 신입 공고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신입으로 지원하시는 만큼, 헤드헌터를 통해, 유익한 정보를 얻기가 힘드실 수도 있습니다. (지원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배경 : 정기공채, 또는 결원 보충, 사세 확장으로 인한 조직 보강 등.) 하지만, 경험치를 쌓는 마음으로 조직문화를 한 번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수출규제 발발 후의 한일관계
확실히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기존 사업에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만한 회사들이 없기도 합니다. 뉴스 등에서 접하셨겠지만,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를 취급하는 회사에게는 치명적인 조치였겠지만, 그 외의 회사들은 정상적으로 수출을 통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단, 언제 추가 규제항목이 늘어날지. 우리 회사 제품이 규제 대상품목이 되면 어떤 영향이 발생할지 등을 주시하며 긴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클라이언트로부터도 비슷한 문의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납품 중인 재료, 부품이 규제품목이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등의 문의.)
일반 시민으로서 느끼는 반일감정이 비즈니스에서는 다소 희석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은 일, 정치는 정치.'라는 명확한 개념 구분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실제로 일본에서 출장차 들어오는 일본 분들도 정치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고, 언급한다고 하여도 서로 의견이 상충할 정도로 심각한 대화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일본계 회사들은 새로운 제품(부품) 개발이 어려워졌다고도 체감하고 있습니다. '수준에 큰 차이가 없다면, 국산 제품을 채용하자.', '어느 한 포인트에서라도 경쟁력이 있고, 실제 제품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없다면 한국 제품을 채용하자.'라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과 정치를 명확히 분리하여, 한국 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에 대해서는 한국에 공장을 만들어서라도 공급을 이어가고자 하는 회사들도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규제 품목에 해당하더라도 점진적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노력도 계속될 것이라고 개인적인 전망을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제가 이렇다 할 답을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서라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직무와는 무관하게 '일본계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향이 있으시다면, 일본계 전문 헤드헌터를 통해 신입 공고를 확인하시고 지원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퍼솔코리아, 제이브레인, JAC 리크루트먼트 등 몇 곳의 헤드헌터는 홈페이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차선책으로는, 일본어를 활용할 수 있는 한국 회사에 취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분간 양국 간 왕래가 어려워 채용 공고가 적을 수도 있겠으나 '해외 영업'직도 지원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입 채용공고는 경력직 채용보다는 확연히 수가 적을 것이고,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출근하고 실무 파악이 빠르며 즉시 전력으로 투입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게 된 것도 현실이어서 신입 공고에 많은 지원이 몰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력서 상에, 영어점수를 한 줄 더 넣는 것도 유익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일본계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본어를 기본으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기 때문에 JPT, JLPT 자격을 이미 가지고 계신다면, 자기소개서 작성 등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부족하지만, 왜 일본계 회사에서 일본어만 중요한지에 대해 만들어본 영상이 있습니다. 아래에 링크를 첨부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에 대해서는 일반 기업들과 대동소이할 것 같아서 유익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간접경험을 쌓아 보시는 것도 사전에 도움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이도 저도 안 되겠다 싶은 경우에는, 무책임하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으나 갈 수 있는 회사로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어떤 조직에서도 배울 것은 있습니다. '일머리'는 어떻게 굴려야 하는지, 이 정도가 좋은 회사인 건지 등등. 본인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경험'한 것은 두고두고 좋은 직장을 찾는데 소중한 기준이 됩니다.
이렇게 뭐라도 된 듯이 말씀드리고 있는 저조차, 7~8년 전에는 6년 군 복무 후에 각종 공채에 낙방한 끝에 지방에 있는 한국 제조회사에 입사해서 밥벌이를 해 왔을 정도입니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본인의 입지를 키워갈지. 이른바 '향상심(向上心)'을 동력으로 삼고 계속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구절절 만나 될 수 있었다면, 몇 시간이고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멀리서 마음으로나마 응원합니다. 귀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제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도움 드릴 수 있는 콘텐츠 업로드를 꾸준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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