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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싫어하는 사람
    빈짱의 일상글 2020. 3. 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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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싫어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으로부터 벗어나고파!

     

     

     

    회사원이 된 후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왔는데 돌아보면 좋아하고 자주 만나왔던 사람들보다

    싫어하고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기 위해 노력해왔던 사람들이 많았다고 느낀다.

     

    싫어도 맞춰가며 관계를 유지하는것도 사회생활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굳이 보다 두터운 관계를 만들어가지 않아도 될 사람들과는 딱 지금의 거리가 좋다고 느끼며 지내왔다.

     

    어떤 사람이 싫을까? 싫어하는 사람의 기준은 있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슬리퍼 또는 구두를 신고, 발을 끌며 걷는 사람.

    할 말이 없는 상황, 굳이 대화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을 답답해하는 사람.

    고압적인 사람.

    자기 이야기만 하려는 사람.

    자아도취가 심한 사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도통 모르겠는 사람.(= 말이 안통하는 사람.)

    주어진 업무에 소홀한 사람. (좀 찔린다..)

    점심메뉴를 고를때, 함께하는 상대(=주로 나)를 고려하지 않는 사람.

    기타등등..

     

     

    일본에는 "好き嫌いがはっきりした人間"이라는 표현이 있다.

    싫고 좋음이 명확하게 갈리는 사람을 이렇게 부르는데,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최근 약 1년간, 어느 정도의 자의와 대부분의 타의에 의해서

    누군가에게는 싫은 사람으로서 살아오게 되었는데 여러모로 느끼는 점이 많았다.

     

    우선, 위에 줄줄이 적어내려간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이미지를 나에게 돌려 적용해보면 어떨까?

    나는 그동안 누군가에게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보이며 살아오지는 않았나 돌이켜보았다.

     

     

    슬리퍼나 구두, 뭐든 신었을때 발을 끌며 걷는 버릇은 없다.

    어려운 관계의 사람과, 굳이 필요하지도 않은 말들로 시간을 보내려 한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 고압적이었던 기억은 많지 않다.(적어도 내 기억에는.)

    손아랫사람들에게는 가끔 내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반성한다.

    (돈도 많지 않아서 지갑만 열기도 힘든 사람이..)

    나 잘난 맛에 사는 타입은 아니니, 내 자랑으로 누군가를 피곤하게 한 기억도 적다.

    내 머리속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에게 "대충" 설명하려다가 말이 안통하는 사람취급을 당했었다.

    '난 내 일에 소홀하기 싫었으나..' 라며 남탓으로 주어진 일에 소홀했다. (사실 많이 찔리는 부분.)

    '난 누구든 꺼리지 않을 포멀한 메뉴를 고르는 편이니까.' 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부담이었을수도 있다.(어제 먹은 빅맥세트를 나와 오늘 또 먹어야 한다던지)

     

     

    남 탓을 하지 말자고 자주 생각한다.

    내가 움직여야 되는 일이다. 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등등.

    나를 더 나은 인간으로 (또는 남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살고싶다.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혹자의 말처럼, '남이 죽으라면 죽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산다는 건 중요하고 바른 일이 맞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나 스스로 더 나은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면서,

    가끔은 남들에게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보여 온 것은 무슨 모순이란 말인가.

    (그들도 분명 그 순간에는 눈치를 챘거나, 후에 나의 잘못된 행동이 생각이 났을 것이다.)

     

    이렇게 뉘우친다고 하여, 내가 당장 내일부터 싫었던 모든 행동들에 눈감고

    모든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될리 만무하다. 역시 싫은 것은 싫다.

    하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거북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 치기에, 자주 이 말을 입에 담고 산 적이 있다.

    "사람 성격이 좋고 나쁘고 등등과 관계 없이, 내 삶에 안좋은 영향을 주면 '나쁜 사람' 인 것이다."

    군 전역을 얼마 안남기고 부서로 발령받은 2년 후배가, 모친의 지병을 핑계로 주어진 일에

    소홀했던 때 느꼈던 감정이 문장으로 정리되었고, 대부분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맞는 표현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 일 수 있다. 아니 이미 나쁜사람일 것이다.

    바뀌기는 어렵지만,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를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며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Photo by DDP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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