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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지난 3월 초부터 회사 지침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와, 출근 안 해도 되는 거야?"
나는 회사에서 지급받은 컴퓨터가 데스크톱밖에 없었기 때문에
다른 영업사원들처럼 집에서 원활하게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지만,
직원들의 안전과 회사 운영을 고려하여 반쪽짜리 노트북 한 대를 가지고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맞춰 그 날 할 일을 적은 엑셀 파일을 팀장에게 보고하고,
휴대전화와 노트, 노트북 한 대와 함께하는 재택근무.
신선한 경험이라 처음엔 다 좋았다.
출퇴근에 왕복 2시간을 쓰던 예전과 다르게(물론 언젠가 다시 돌아갈 삶이지만)
늦잠을 자도 되고, 출퇴근 이동에 힘이 들지 않으니 허기짐도 없다.
와, 심지어 부엌 선반에는 원두가 들어있어 핸드드립 커피 한 잔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일 자체는 바뀌는 것이 없다.
전화로 시달리고, 메일로 시달리고.
그 시달림의 공간이 회사 내 책상 앞이 아니라 우리 집 내 공부방 안이라니
이건 또 마음이 썩 편치 않다.
벌써 3주 차에 접어든 재택근무.
경험도 좋지만, 회사를 위하고 개인을 위하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빨리 안 좋은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2호선 출근길 안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 라며
재택근무를 추억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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