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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점(独占)
    빈짱의 일상글 2020. 3. 1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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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1위입니다."

     

    "저희가 독점 공급하고 있지요."

     

     

     

    독점(独占) : 
      개인 또는 하나의 단체가 다른 경쟁자를 배제하고, 시장을 지배하여 이익을 독차지하는 경제현상.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입장에서, 이보다 더 좋은 호사는 없겠다.

    온 세상이 다 내가 만드는 제품만 사용하는거 아냐?

     

     

    굳이 내가 만들지는 않는다고 해도, 그런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한다는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정년퇴직할때까지도 회사는 망하지 않고 유지된다면, 고용의 안정도 보장되고. 최고네.

     

     

    꼭 그런 회사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찾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제품을 판매하러 온 사람, 또는 내가 몸담은 업계에서 무언가 참신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업계 독점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회사나 그 담당자를 보고있으면 부러웠던 적이 있다.

     

     

    정말 '어쩌다' 보니, 나도 업계 독점을 자랑하는 무언가를 판매하는 담당자가 되어있다.

    이전에 독점제품을 판매하는 담당자들이 바라보던 눈 앞의 풍경은 이런 모습이었을까.

    고되면 고되었지, 그 안에서 보람을 찾기란 꽤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진다.

     

     

    우선, '업계 독점'을 하고 있는건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이지 '나 자신' 이 아니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독점현상을 유지하고 있다." 는 말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도,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도 형체는 없지만 보험의 상품 또는 어플리케이션이

    주는 생활의 편의 또는 파괴적으로 놀라운 기능이나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있을 것이다.

     

     

    상품을 가지고 승부하는 세계는 말할것도 없다.

    나는 독점현상을 잘 유지하여 나가기 위한 '기능'으로서 충실하면 되는 정도가 아닐까.

    이런 안이한 생각을 한 적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기능'이라는것도 만만치가 않다.

     

     

    독점가도를 이어가기 위한, '다음의 성공'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몇 년 전, 우리의 독점을 성사시킨 계기를 답습하되 한눈팔지 말 것.)

    경쟁회사 또는 우리의 고객들은 우리의 독점현상을 무너뜨리기 위해 어떤 계획을 공모하고 있는가?

    우리가 독점을 하고 있음에도 어째서 매출은 시장 성장에 비례하여 높아지지 않는가?

    왜 우리의 고객은 독점공급받고 있는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더 좋은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가?

    기타 등등.

     

     

    1등을 넘어 유일한 존재로서의 입지를 오래 유지하기 위한 활동은 '열심히 달리는 것' 이 아니다.

    경쟁회사는 물론, 상대하는 고객으로부터도 충분히 환대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때 동경했던 그들의 눈 앞도 이러했을까.

    성공보수, 인센티브 같은 달콤한 당근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던 때도 있었지만,

    회사원으로 살면서 나이를 한 살씩 더해가면서, '자기 만족'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생각한다.

     

     

    분명하게도 '독점' 은 나의 만족을 위한 가치는 아니다.

    수성(守城)에 지쳐버린 마음에 이런 글을 쓰게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기저에 충분히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가시방석같은 '독점'으로는 내 삶도, 내 커리어 라이프도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

    재택근무 2주차,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어느 주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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