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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하는 습관
    빈짱의 일상글 2020. 2. 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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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하는 습관.

     

    이정도만 되어도 성공적인 책상정리

     

    다들 어릴때부터 "방 정리를 잘 해야된다." "안 쓸 물건은 사면 안된다." 등등,

    평소에 정리하는 습관을 몸에 익혀야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살았을 것이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주변을 많이 어지르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손이 닿는 곳에 익숙한 물건들이 있었으면 하고, 가방을 골라도 디자인보다는

    기능중심으로 선택하는 편이다. (미리 확인이 가능하다면, 주머니가 어디에 몇 개 있는지를 확인) 

     

    그러나 어느날은, 쓸데없는데 돈을 쓰게 된다.

    회사 전 직원 및 가족이 함께 떠난 사원여행으로 대만에를 다녀온 적이 있다.

    대만 중정기념당의 어느 건물 안에서, 목제로 보이는 고풍스런 만년필 한 자루를 발견했다.

    내가 스스로 마음이 동하여 다시 대만을 찾을 일은 없겠거니 하는 마음과,

    자주 펜을 들고 무언가를 쓰는 편은 아니지만, 대만에서 사 온 만년필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가끔 꺼내어 보고싶은, 그야말로 쓸데없는 소비에 발동이 걸렸다.

     

    아내의 저지에 결국 만년필은 사지 못하고, 타이베이 북쪽 끝자락에 있는

    단수이라는 곳에 해질녘이 다 되어 도착해서는 만년필을 못 산 것 때문에

    많이 싸우고 호텔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나중에 돌아보면, 분명 나는 그 만년필을 잘 쓰지 않았을 것이며,

    브랜드가 있는 제품도 아니었기에, 고장이 나면 쉽게 고쳐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순간 아쉬운 마음에 아내를 원망한 마음도 있었지만, 금새 우스갯소리로

    주고받으며 여행을 추억하는 소재거리가 되었다.

     

     

    결국, "정리가 서투르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습관이 되어 있지 않다.

    나이 서른 후반이 되어서도 남의 시선이 중요하고, 더 좋은 물건을 사고싶고,

    가끔 홧김비용을 써 가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마음의 정리만 되지 않는 줄 알았더니, 

    어느날 회사 컴퓨터의 바탕화면을 보고 깊게 한숨을 내 쉰 적이 있다.

     

    업무 특성상 일본에서 보내주는 각종 보고자료는 일본어로 작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어로 번역한 뒤에는 같은 폴더안에 두 가지 파일을 함께 보관하고 있다.

    물론 혼자하는 일이 아니기때문에 회사 서버 안에 새로 폴더를 만들어 저장하여야 한다.

     

    매번 시간에 쫒긴다는 핑계로, 아니면 나중에 정리해야지 하는 핑계를 대며

    자료들을 우선 바탕화면에 저장하는 버릇이 생기고 나니,

    아이콘 대여섯 개면 바탕화면이 꽉 찰 정도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컴퓨터가 가끔 바탕화면 안의 아이콘들을 뒤섞어 주었다.)

     

     2020년 한 해는, 나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주변을 조금 더 살피고, 정리하는 습관을 갖자고 다짐하며.

    내일 출근전에 가방에 뭘 넣어갈지 고민하지 말고

    이 글을 마치고 바로 가방을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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