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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일기 - My journal in the UK(윤정 지음)
    빈짱의 일상글 2023. 1. 2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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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일기 - My journal in the UK(윤정 지음)

    윤정 작가님의 영국 일기

     

    내 기억 속 영국은 햇살이 따듯한 나라가 되었다.

     

    윤정 작가님이 쓴 영국 일기는 여름 한 계절을 담은 에세이집. 읽는 내내 단정하고 다정한 저자의 마음이 가득했다. 문화, 문학에 흥미를 느끼고 일본과 영국을 오가며 공부를 하고 한국어 강사로서 우리말을 가르치는 모습도 존경스럽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듣고 배운 우리의 말을 남에게 가르치는데 서투르다.

     

    말로는 한국말을 잘 해야 외국어도 잘하는 거라며 으스대던 나지만, 자주 맞춤법을 틀리곤 한다. 매일 사무실에서 만나 대화하는 일본 주재원들은 몇 마디라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궁금한 내용을 묻기도 하는데 '두음법칙' 등을 논리적으로 착착 설명하지 못하는 순간에는 한국인으로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하던 지난 기억이 떠오른다.

     

    책 안에는 윤정 작가님이 영국에서 보낸 일상의 기록과 함께 아름다운 사진들도 한가득 담겨있다. 웨일즈 댁에서 보낸 파티음식과 예쁜 찻잔, 접시들 맑은 하늘 아래 빛나는 푸른 나무와 하늘. 그리고 그 아래에서 맑은 날씨를 마음껏 즐기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짝이 안맞아서 더 예뼈보인 찻잔들
    영국은 우중충한 비가 항상 함께하는 날씨라고만 들었는데, 책에는 맑은 날들만 가득하다.

     

    사진이 많이 실려있는건 또 다른 방향으로 도움이 되었다. 작가님의 다정한 설명을 글로 읽어 내려가며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배경이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사진으로 드러나면, 서로를 비교하며 책을 읽는 재미가 있다.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의 즐거운 대화는 나도 그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는 듯 백색소음 가득한 실내를 상상케 했다.

    미주, 유럽 경험이 적은 나에게는 모두 생경한 풍경이었지만 그래서 좋았다.

     

    여름 한 철의 짧은 시간이 300여 페이지라는 많은 지면을 할애할 정도로 추억으로 가득하다. 윤정 작가님의 영국 생활은 물론이고 순간순간의 감정까지 꼼꼼히 적힌 책을 읽으며 한 번 만나보지 못한 타인이지만, 책 두께만큼 가까워진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서 발견한 빛나는 문장들을 몇 가지 소개하고 싶다.

     

    그래도 틀릴 것을 걱정해서 아픈 것도 이야기 못하는 것보다는 엉망이더라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분다. 언어는 용기 있는 사람만이 배울 수 있는 기술이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넘어지는 것이 필수이듯 언어도 마찬가지다. 넘어지면서 배우는 게 많다.(39p)


    영어만 가득했던 교실에 순식간에 한국어로 말하는 내 목소리만 울리니 기분이 묘했다. 
    학생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영어로 번역해서 설명해 주는 다들 납득하며 
    한동안 카디프에 관한 이야기로 빠져들어 갔다. (100p)

    이탈리아 사람들의 발음은 매우 강하다.
    한국 사람들은 그러고 보면 참 단조롭게 발음하는 것 같다. 말을 할 때 언어의 높낮이가 꽤 적은 편에 속한다.
    수도권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176p)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선선하고 추운 날씨에 팔을 감싸며 "로마의 더위가 그리워! 로마의 햇빛을 돌려줘!"라는
    상상도 못 했던 말을 내뱉었다. 이미 여행은 천천히 미화되어 가고 있었다. (237p)

    영국의 공원은 푸른 잔디를 밟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다. 
    친구와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숲처럼 넓게 펼쳐진 푸른 자연에 파묻혀 현실의 시름도
    잠시 잊을 수 있다. 무궁구진한 가능성이 있는 영국 공원에서의 하루는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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