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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택시 신규 서비스??빈짱의 일상글 2020. 11. 12. 12:00728x90반응형
카카오 택시 신규 서비스??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에 업무차 이동 중에 각각 파주와 강남에서 카카오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일이 있었다.
'세상이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많이 변했구나!'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카카오 택시 애플리케이션이다. 길에서 언제 내 앞을 지나칠지 모르는 택시를 잡으려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되며, 행선지를 설명하며 도저히 답이 안 나올 때는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던 기사님과의 캐치볼도 안녕인 기술주도 시장이 되었다.
일의 특성상 전화를 많이 하는 편인지라, 통화는 가급적 피하려는 편인데 아무래도 세대가 다른 기사님들과는 맞지 않는 경우도 많은 듯 하다. 고객(나)과 서비스 제공자(기사님)가 연결된 후에는, 십중팔구 "카카오 택시입니다"라는 안내음을 수반하는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파주에서의 당황스러운 경험
파주에서는 기본료만 부담하는 짧은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외진 곳인지라 카카오택시 서비스로 택시기사님을 연결했다. 마침, 다른 통화를 하고 있던 중이라 택시가 잡힌 것만 확인하고 기다렸는데 도통 택시가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급한 통화를 마치고, 예약 화면을 들여다보니 '기사님의 요청으로 배차가 취소되었다'는 메시지와 함께 부재중 통화 푸시가 함께 눈에 들어왔다. 짧은 이동거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당시에는 약속시간에 맞추어 빨리 이동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상황에 대한 분석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버튼이 하나 있었다.
' 이 기사님과 다시 만나지 않기' 흰 바탕의 배차 취소알림 화면 하단에 묵직한 감색 바탕의 버튼이 보였다. 괘씸한 마음에 냉큼 버튼을 눌렀다. 누군지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기사님이지만, 나를 원치 않는데 내가 붙잡고 매달릴 수는 없다는 오기로.
서울에서의 따뜻한 경험
다음날은 12시경에 천안으로 출발하는 수서발 SRT 열차를 타고 이동할 일이 생겼다. 여유 있게 30분 전에는 회사에서 나서려고 했는데, 상사로부터 보고서에 대한 지적을 받고 아슬아슬한 시간까지 수정을 마치고 나오느라 딱 20분을 남기고 카카오 택시를 예약하여 탑승하였다.
경험상, 빠르면 15분 안에도 도착하는 거리이지만, 역에 도착하는 시간이 15분이면 플랫폼까지는 빠른 걸음 내지는 뛰어서 이동해야 한다. 이미 뛸 각오는 되어 있었지만, 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에 택시에 타자마자 기사님께 급한 사정을 말씀드렸다.
"기사님, 제가 12:20분 기차를 타야되는데, 서둘러 가 주실 수 있을까요?"
"네, 내비게이션에는 18분 소요로 나오는데.. 서둘러 가 보겠습니다."
든든한 한 마디는 아니었지만,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었다 싶어 불편한 자세로 뒷자리에 앉아 계속 스마트폰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8~9분여를 달려, 수서역 근처 사거리에 도착했다. 항상 차 유동량이 많고, 신호가 길어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구간이다. 역이 눈 앞에 보이는 상태로 차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보고 있으면 엄청나게 마음이 불편해진다.
거기서 기사님이 제안을 하셨다.
"여기서 직진 후에 다음 신호에서 좌회전으로 수서역으로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데, 손님이 불편하시지 않으면, 바로 좌회전을 해서, 역 앞 건널목에서 내려드려도 될까요?"
"부탁드립니다!!!"
이미 시간은 12시 10분. 선택의 여지도 없었거니와, 그렇게 많이 다니던 루트인데 처음 들어보는 코스였다.
기사님의 제안대로 좌회전 후에, 작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바로 수서역 출입구 앞 건널목에 도착했다. 유레카! 이것으로 다음번 사무실 출발 시간이 더 늦어지지만 않는다면, 몇 분은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는 팁이 하나 생겼다.
택시비 결제를 하고, 기사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나와서 수서역으로 가는 중에 스마트폰에서 전에 못 본 새로운 화면을 하나 더 보았다.
'이 기사님과 다음에 또 만나기'(정확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문구였다.)
꾹, 감사의 마음을 담아 버튼을 누르고 좀처럼 하지 않는 기사님 서비스 피드백도 별 다섯개로 보냈다.
서비스의 발달은 속도가 너무 빨라 무섭다가도, 그 안에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 점점 늘어난다. 이런 거 누가 안 만들어주나? 싶었던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들이 소수 구독층을 타기팅하여 만들어지는 것이 점점 눈에 들어온다. 확실한 성공과 많은 수익을 바라는 것도 좋겠으나, IT 기술의 모토는 역시 '세상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어야 그 속도감에서 시작되는 마음의 장벽을 조금은 누그러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지만, 적극적으로.
앞으로도 운행 중에 좋은 인상을 받았던 기사님께는 마음 한껏 별 다섯개 후기를 드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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