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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읽고 그림 그리기빈짱의 일상글 2020. 10. 20. 12:00728x90반응형
함께한 그림
한 달 넘게 그림 그리기에 빠져있다.
내 선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종이를 꾸겨 쓰레기통에 던질 필요가 없는,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을 만끽하는 중이다. 거기에 아내의 도움을 받아 만나게 된 그림 선생님께 배우는 재미가 더해지니, 인생의 퍽퍽함을 조금은 덜어내는 느낌이다.
물론, 종이를 꾸겨 버릴 필요는 없지만 쉴 새 없이 두 손가락으로 태블릿 화면을 두드려대던 때도 있었다. (두 손가락을 동시에 화면에 가져다 대면, Un-do 기능이 실행된다..)
오늘의 이 그림들은 10월에 새로 개강한 클래스에서 그린 그림인데, 산문을 읽고 느낀 점을 각자 공유한 뒤에 선생님의 스케치를 함께 공유하며 그림을 완성하였다.
함께 읽었던 산문은 '말하기를 말하기',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인 김하나 작가의 <힘 빼기의 기술>에 수록된 한 부분인 <연애가 망해도 인생은 남는 것>이었다. 시작은 연애(煙靄, 연기와 아지랑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과 연애(戀愛, 성적인 매력에 이끌려 서로 좋아하며 사귐??)이라는 동음이의어로 시작된다.
과거 몇 번의 연애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겠다는 다짐. 연애의 끝은 처참(?)했지만, 함께했던 기간 동안 넓어진 각자의 외연은 그대로 남는다는 부분이 와 닿았다.
이 산문을 읽고는, 모두에 게재한 그림을 다 같이 그렸다.
품 안에 꼭 안고있는 꽃들은 이제까지의 연애를 통해 나에게 남은 것들을 활짝 핀 꽃으로 표현했다. 걷고 있는 길에 놓인 꽃가지들은 앞으로의 연애를 나타내며 꽃 피우기 전의 꽃망울을, 힘찬 걸음걸이를 통해 더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 기꺼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나만의 그림
수업 전에 읽었던 산문에 대해, 각자가 느낀 점들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알고 참가했는데, 그 방법으로는 아무래도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다. 두 시간여를 함께 하기 위해서는 같은 스케치를 가지고 각자의 그림을 완성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시간을 조금 늘려도 좋겠으나, 일요일 저녁은 오는 한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기에 충분한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함께 공유한 산문을 읽고, 개인적으로 연애(?)를 한 지가 워낙 오래되어 모든 내용에 공감하지는 못했으나, '사랑'에 대한 정의에는 많이 공감했다. 처음 사랑에 빠지고나서는, 등을 떠밀리듯 빠지는 자동적 반응으로 지침 없이, 끝도 없이 이어질 듯 한 그것이지만, 임계점을 지나고 나서는 '사람'도 보이고 '배려'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앞서 '외연의 확장'으로도 언급하였는데, 서로가 가진 것을 나누고 공감하면서 성장하고 더 나은 상태를 지향하는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결혼으로 함께하고 있는 아내에게는 주로 많이 받는 입장이지만, 나도 좀 더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반성과 함께(...)
둘이 함께 걸어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infinite loof로 표현해보았다. 그리고 걸어온 길에는 만개한 꽃들을, 앞서 피어있는 꽃들은 함께 나누어 갈 미래를 꽃망울 또는 꽃봉오리로 그려보았다. 함께 걷고있는 둘의 모습을 위, 아래에서 바라보는 각자의 모습을 더해서 그림을 완성하였다.
가끔씩 단조로운 일상을 흘려보내며 마음이 지칠 때가 있는데, 쉽지 않지만 때때로 우리가 걸어온 길과 걸어 갈 길을 부감하듯 바라보고 서로를 자랑스러워하며 다시 한 발 내딛는 힘과 의지를 일으킬 수 있는 서로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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