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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9.6 미술학원 - 내 그림이 달라졌어요
    카테고리 없음 2020. 9. 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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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9.6 미술학원 - 내 그림이 달라졌어요

     

    이런 느낌적인 느낌 / picture by 캡틴.

     

    오후 두 시 반,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어 작은 접이식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섰다.

    지하철 1호선에 몸을 싣고, 남영역에서 내려 다시 마을버스로 환승했다.

    도착한 곳은, 후암동 종점. 오늘부터 4주 동안 아이패드와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 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그림 수업을 받게 되었다.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나는, 만화를 좋아하는데 매번 그림을 그리고나면 너무 만화스러워지던 내 그림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수업에 참여했다고 나를 소개했다. 완성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새롭게 그림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하기도 해서, 수업을 신청하고는 가끔씩 들뜬 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더랬다.

     

    처음에는, 애플리케이션의 간단한 사용방법을 알려주셨다. 

    1) 그리기 도구의 선택 및 굵기 / 투명도 조절 : 투명도는 수채화 재질을 내고싶을 때, 사용한다고.

    2) 스포이드 기능 : 그림을 그리다가, 전에 내가 사용하던 색상을 다시 사용하고 싶을 때 활용하는 기능.

    3) 나만의 팔레트 만들기 / 컬러 추가, 삭제하기

    4) 레이어 기능 : 색을 칠하는 층과, 밑그림을 그리는 층을 나누어 투명한 필름처럼 사용하는 기능.

    5) 손가락 브러시 : 색을 칠한 영역을 손으로 문지른 듯, 효과를 부여하는 기능.

    6) do / undo기능 : 손가락 제스쳐로 실행과 취소를 할 수도 있다. 

     

    기본적인 기능은 자주 사용하고 있던것도 있어서, 한 번 짚고 넘어가는 시간이었다.

    본격적으로 그림 수업을 시작하고는, 사람의 감정을 얼굴에 나타내는 연습을 해 보았다.

    기뻐하는 여자아이의 얼굴, 예민한 여성의 얼굴, 놀라거나 당황한 얼굴, 슬프거나 행복한 얼굴. 선생님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자주 보던 다양한 표정들이 내 아이패드 화면에도 그려졌다. 매번 만화 같은 그림을 그려서 답답하기도 했고, 내 아이패드에 그린 그림들은 아직 밑그림 수준이라 어색해 보이기는 했지만, 좋았다. 조금은 힘을 빼고 편한 마음으로 그려갔다.

     


     

    다음으로는, 사람을 그리기 위한 뼈대를 세우는 연습을 했다.

    머리부터 상반신, 하반신의 구도를 잡고, 팔-다리와 각 관절의 위치를 잡았다. 다음으로는 연습한 뼈대를 바탕으로 '그릭시아사나(나무자세)'라는 요가 자세를 그려보았다. 처음 상-하반신의 비율을 잘 못 잡았던 탓인지, 다리가 유독 짧게 보였다.

    이어서, 의자에 흘러내리듯 앉아있는 남자의 모습도 구도를 잡고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이번엔 머리가 너무 크다. 평소에 내가 그리던 정면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얼굴을 돌린 각도와는 많이 틀어져서 그리기가 어색했지만, 심심한 듯 '피곤함'을 나타내는 마음으로 밑그림을 완성했다.

    마지막으로는, 테이블이 있는 좌석에 앉아 차 한잔을 손에 들고 고민하는 남자의 모습을 그렸다. 

    몸을 앞으로 기울인 상태에서 목이 보이지 않는 구도, 팔의 위치, 테이블 위에 놓인 사물들(화병, 찻잔, 잡지)을 그리고 밑그림을 바탕으로 색도 칠해보았다. 썩 괜찮은 그림이 완성되었다. 필요에 따라 명암을 줄 수 있는 레이어 기능도 알게 되어 자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수업을 마칠 즈음, 선생님을 포함해 다섯 명이 그린 그림을 책상 가운데 모아 두고 보니, 같은 가이드에 따라 그린 그림들이 각양각색이었다. (이런 게 그림 수업의 매력일까?)

    이렇게 같은 듯, 다른 그림들이라니 :)

     

     

    좋은 수업은, 좋은 자극이 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오늘 그린 그림을 메신저로 보냈다. 평소에 내가 그리던 그림과는 너무 다르다며 신기해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집에 오는 길에, 여러가지 다른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다. 

    그래서, 몇 일 전부터 그리던 만화스러운 '아쿠아맨' 그림을 오늘 배운 힘을 뺀, 편한 그림으로 나타내 보았더니 이런 작품(?)이 나왔다.

    물론 이제까지 그려왔던 내 그림도 좋다. 더 잘 그려보고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오늘 포스팅을 위해 부랴부랴 마음을 다해 완성하였다.

     

     

    부랴부랴 완성한 아쿠아맨 before / picture by 캡틴.

     

    힘을 빼고(?) 그려본 아쿠아맨 after / picture by 캡틴.

     

    남은 세 번의 수업에서는, 음식, 소품이나 동물 그림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는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커리큘럼이 남았는데. 그림을 그리다 보면, '상상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저 머릿속에 내가 생각하는 장면을 그려낸다는 작업도 시간이 많이 든다. 내 머릿속 이미지가 뚜렷하지 않거나, 그려두고 만족스럽지 못한 시행착오가 자주 반복된다.

    그런데 오늘 수업을 들으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이 있다.

    내가 그려내는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하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일기를 그리거나 한 장짜리 그림에 내 생각을 담아낼 때도 내가 어떤 마음인지를, 내 그림을 통해 어떤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지를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주 동안 다시 재미가 붙은 그림과 함께 보낼 생각을 하니, 월요일이 조금은 덜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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